결정적인 순간들
우리는 이제 에스더의 인생에서 가장 대표적인 순간을 보게 됩니다. 3장은 에스더서의 악당인 하만을 소개합니다. 1절은 아하수에로 왕이 이 사람을 “함께 있는 모든 대신들 위에” 높였다고 기록합니다. 하만은 왕 다음가는 자리입니다.
하만이 “아각 사람”임도 알게 됩니다. 그는 아말렉 왕 아각의 후손이었습니다. 아말렉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스라엘의 원수였습니다. 아각 왕은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심판으로 처형당했습니다(사무엘상 15장).
아각 왕의 죽음 이후에도 그의 후손은 번성했고, 유대인에 대한 깊은 증오도 함께 퍼져 나갔습니다. 이제 그 아각의 후손이 페르시아의 총리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2장 21절을 보면 모르드개가 이제 “왕문에 앉아 있는” 관리가 되었는데, 아마도 왕후 에스더에 의해 임명된 듯합니다. “왕문에 앉았다”는 말은 왕의 대문 끝에 앉아 있다는 뜻이 아니라, 궁정 안의 행정 청사에서 근무했다는 의미입니다. 에스더 3장 2절은 총리 하만이 출근할 때마다 일어난 일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대궐 문에 있는 왕의 모든 신하들이 다 왕의 명령대로 하만에게 꿇어 절하되 … 모르드개는 꿇지도 아니하고 절하지도 아니하니.”
왜였을까요? 4절은 그 이유가 모르드개가 유대인이라는 사실과 관련 있음을 암시합니다. 모르드개가 마침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하만에게 절하는 것은 우상 숭배와 다름없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하만은 모르드개의 무시에 분노로 가득 찼지만, 잠시 자신을 억제합니다. 6절은 하만이 이것을 “온 왕국에 있는 모든 유다인들을 다 멸하려”는 완벽한 기회로 본다고 말합니다.
여러분, 하만의 유대인 증오는 단순한 집안 싸움 이상의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보이지 않는 원수의 영감입니다. 인류 역사 내내 사탄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장차 그리스도의 나라에서 회복될 이스라엘”을 지워버리기 위해 언약 백성을 끊임없이 파괴하려 했습니다.
하만은 하나님의 선택하신 민족을 멸하려는 절박한 악한 자의 손에 들린 또 하나의 졸개에 불과합니다. 그는 유대인 학살을 시도한 첫 사람이 아니며, 마지막도 아닙니다.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어둠의 나라와 빛의 나라 사이의 지속적이며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7절은 하만이 제비(“부르”, Pur)를 뽑아 유대인을 죽일 날짜를 정했다고 말합니다. 13절에 따르면 그 날은 열한 달 뒤로 정해집니다.
이제 하만은 왕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는 왕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한 민족이 있어 … 각 지방 백성 중에 흩어져 있는데 …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아니하오니 … 그냥 두는 것이 왕에게 유익하지 아니하니이다.”(8절)
하만은 그 민족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위협이라고 설득합니다. 9절에서 하만은 “은 일만 달란트”를 왕의 곳간에 바치겠다고까지 제안합니다. 오늘날로 치면 막대한 액수입니다. 그는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해 여러 배로 메워 받을 속셈이었습니다.
왕은 하만이 뜻대로 하게 허락하고, 제국 전역으로 조서가 내려갑니다. 그날에 “노소와 유아와 부녀를 다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13절)는 내용이었습니다.
사탄이 그날 판세를 잡은 듯 보입니다.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악한 자가 역사의 체스판 위에서 말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당신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모든 것을 배치하고 계십니다.
4장은 유대인들의 반응을 전합니다. 1절은 “모르드개가 자기의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고 재를 무릅쓰고 … 크게 부르짖으며” 나아갔다고 기록합니다. 옷을 찢는 것은 깨어진 마음의 상징이었습니다. 온 나라에서 유대인들은 금식하며 통곡했습니다.
한편, 에스더는 궁중 깊숙이 격리되어 이 조서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르드개가 소식을 전하며 8절에서 “왕께 나아가서 그의 은혜를 구하며 자기 민족을 위하여 간구하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에스더는 확신이 없습니다. 11절에서 그녀는, “부름을 받지 아니하고 … 왕에게 나아가면 … 죽이는” 법이 있다고 알립니다. 왕이 금홀이를 내밀어 은총을 보이지 않는 한, 그녀는 죽습니다.
게다가 개인적 문제도 있습니다. 에스더는 왕에게 한 달째 불려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왕이 이미 그녀에게 마음이 떠났을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타이밍처럼 보였습니다.
모르드개의 답변은 강력합니다. 그는 에스더가 행동해야 할 세 가지 동기를 전합니다.
첫째, 궁 안에 있다고 피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13절). 결혼한 지 대략 5년이 지났고 왕은 아직 그녀의 출신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진실은 드러나고 말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약속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4절: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노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모르드개는 완벽한 신실함의 본보기는 아니었지만, 여기서는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하심을 암시합니다. “네가 돕지 않아도,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개입하실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섭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14절의 유명한 도전: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즉, “에스더야, 네가 아름다워서 왕관을 얻은 게 아니다. 하나님의 전략 때문이다. 하나님이 너를 궁에 두셔서 구원의 도구가 되게 하셨다. 지금이 네 결정적 순간이다.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일어서 말해야 할 때다.”
이 말이 에스더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필요를 인정합니다. 보통 금식은 기도와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는 16절에서 말합니다.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 나도 내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우와, 오늘 우리에게도 큰 본보기입니다. 우리의 ‘결정적 순간’은 이만큼 극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식별하게 만드는 작은 순종의 걸음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삶을 맡기는 작은 믿음의 행동이 곧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일어서십시오. 구주와 하나님의 백성 편에 서십시오. 그리고 지금의 당신이 바로 이때를 위해 여기에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개요(블럽):
우리가 왜 어려운 상황을 통과해야 하는지 묻기 쉽습니다. 그러나 에스더 3–4장은, 하나님의 섭리라는 섬세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그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바로 그 시간과 장소에 두신다는 확신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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